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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빛미디어에서 번역출간한 <Talking to CRAZY>를 읽었다. 저 두 선전문구를 보고 이 책을 골랐기 때문이다.


세상에는 미친놈들이 너무 많다!

‘마음을 해킹하는 정신과 의사’ 마크 고울스톤이 전하는 또라이들을 길들이는 대화의 기술


살면서 말이 통하지 않는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인 사람들을 피할 수 있는 길은 없다. 그들은 울부짖고, 거들먹거리고, 징징대고, 움츠러들고, 갑자기 공격해와 우리를 미치게 한다.


정신과 의사이자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저자는 가정이나 직장 등에서 우리를 돌아버리게 만들었던 수많은 미친놈들을 제정신으로 변화시키는 과정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냈다. 이를 통해 ‘비이성적인 사람들’과의 관계를 제자리로 돌려놓고, 나아가 발전적인 사이로 변화시키는 방법을 소개한다.


사실 책을 고르고 읽으면서 죄책감이 들었다. 10년 넘게 직장생활을 하면서 과연 나는 피해자의 입장에만 섰을까? 딱히 기억나는 가해사례는 없지만, 또라이는 자신이 또라이짓을 한다는 걸 스스로 인식하지 못하기에 또라이 아니겠는가? 저자 역시 이 점을 지적한다. 그렇다고 우리 안의 또라이 어쩌구처럼 반성하라는 충고가 아니라, 그만큼 직장과 가정을 막론하고 우리 주위에 the CRAZY(또라이)가 흔하다는 얘기이다.


이 책은 선전문구에 비해 상당히 세심하고 온건하다. '제정신 찾아주기', '화좌실똥 테스트', '14가지 대화 전략'을 제시하면서 흔한 실용서 같은 면을 보이는데, 실은 당신이 어려운 상황에 빠진 건 당신의 잘못만이 아니거나 불가항력이었음을 다채로운 사례를 통해 꾸준히 강조한다. 낙하산, 상사, 동료, 아내, 어머니, 아버지 내 주위의 누구든 또라이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직장과 가정에서 벌어지는 갖가지 사례에 해법과 주의사항을 제시하면서 실행하기가 쉽지 않음도 이야기한다. 이 책에서 자신이 겪는 일과 가장 유사한 사례의 해법을 골라 실행하는 식으로 어떤 또라이든 이겨내는 게 아니냐며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애초에 쉽게 해결할 일이었으면 그렇게 고민스럽지도 않았을 것이다.


저자가 자신이 저지른 실수들을 솔직히 이야기해서 마음에 들었다. 이런 저런 또라이를 수없이 많이 만나며 잔뼈가 굵은 전문가도 하는 판단 착오를 이미 휩쓸려 버린 피해자가 하는 건 당연하다. 저자는 전문가의 도움을 받길 권하는데, 한국에서 정신과 치료가 아닌 카운슬링에는 건강보험을 적용하지 않는 걸로 안다. 아무래도 비용이 부담스럽다. 우선 이 책을 보고 자습하여 대처하는 게 최선이긴 하겠다.


<Talking to CRAZY> 33장 내내 또라이 사례는 빼곡하다. 비전문가로서 사례를 달달 외우는 건 말이 안 된다. 곁에 두고 또라이가 나타날 때마다 참고하는 게 적절한 책 사용법이 아닐까 한다. 단, 저자가 수시로 이야기했듯 '혼자 감당하지 말라'는 조언은 잊지 않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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