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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암을 진단하는 의사 노릇까지 한다는 기사가 났다. 인공지능이 일자리를 없앤다는 기사는 부지기수다.[각주:1] 과연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해서 사람의 일자리가 사라지게 될까? 사람 일자리가 사라지는지 여부는 다음에 하기로 하고. ☺


Chili pepper - Wikipedia밭농사일수록 사람손을 많이 탄다.


2017년 5월 기준 인공지능은 잘 알려졌다시피 프로 바둑 기사를 너끈히 이기고 유명한 화가 화풍으로 그림을 그리지만, 사람 말을 여전히 다 못 알아들으며, 힘든 농사일은 여전히 사람 손을 필요로 한다.[각주:2] 당분간 인공지능과 로봇을 빌미로 한 대량해고는 없을 거라고 본다.[각주:3]


과연 언제쯤 인공지능이 디스토피아 드라마틱하게 사람의 일자리를 가로 채게 될까? 시기는 특정하지 못하겠지만, 진척이 보이는 지표가 일단 두 가지 있긴 하다.


1) 로봇 청소기의 청소능력


로봇 청소기가 정말로 청소를 잘 한다면, 인공지능이 특이점까지는 아니더라도 인간 일자리를 무자비하게 넘볼 임계점은 넘어섰다고 볼 만하다. 2017년 로봇 청소기가 장족의 발전을 하긴 했지만 아직도 방 청소를 맡기지는 못한다. 그냥 청소기가 지나는 길에 있는 먼지만 쓸어갈 뿐이다. 그리 넓지 않은 방 전체를 청소하는 데에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린다. 로봇 청소기가 이미 지나간 곳을 두 번 세 번 지나가는 모습을 보면 울화통이 터진다.


Roomba-Art _ Pottwalblog언젠가는 이루어지는 바닥 청소


그런데 가전제품 우선순위 저 아래에 있던 로봇 청소기가 어느날 갑자기 온 집안 바닥을 반짝반짝 윤이 나게 한다면? 더구나 바닥에 떨어진 물건까지 옮겨 가며 바닥 전체를 빠짐 없이 깨끗하게까지 한다면, 돌이키지 못하는 시점이 된 거라 하겠다. 인공지능 소프트웨어만이 아니라 로보틱스 기술마저 수지타산을 맞춰다는 얘기다. '그냥 사람 쓰는 게 나아'라고 하던 업무들이 대폭 사라지게 된다.


어느 한 순간에 이렇게 되지는 않을 것이고, 로봇 청소기 발전상을 지켜 보고 있으면 특이점이 오는 시기를 가늠하지 않을까 한다.


2. 제1금융권 24시간 대출 서비스 개시


사람 자르는 데에 맛들린 금융기업일수록, 보안책임을 고객에게 전가해 가며 인터넷 뱅킹의 업무범위를 늘려왔다. 당연히 인공지능이 발전하기를 목놓아 기다리고 있다고 넘겨 짚으련다. 물론 24시간 인터넷 대출 서비스는 인공지능 없이 2017년에도 성업 중이지만, 소액이라는 한계가 있고 이자를 높여서 리스크를 대비하는 사례가 많다.


무서류 무방문 대출


일반적인 대출업무를 24시간 한다는 의미는 금융회사의 업무가 사람의 손과 눈을 빌리지 않아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사람이 일일, 주간, 월간 마감을 해야 하는 시스템은 결국 이 시간제약을 기준으로 모든 자원이 움직인다. 이러한 시스템 프로세스 단절 상태에서는 인공지능을 도입해도 투자대비효과가 딱히 크지 않다. 그런데 마감업무를 인공지능에게 맡기든 어떻게든 프로세스 단절을 극복했다면, 이 역시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다. 은행은 자판기가 된다.


24시간 언제나 제1금융권 모기지 대출을 신청하라는 광고는 인공지능의 인간 세상 평정 선포나 마찬가지라 하겠다.


인공지능을 학술적으로 논의하기 시작한 게 1950년대다. 개념 정립은 충분히 됐고, 기술이 발전하기만을 기다리는 상태다. 인공지능의 잠재력을 아는 사람들은 이미 어떻게 쓰겠다는 기대를 한지 오래다. 이제까지 잘 써먹던 레거시 시스템을 뜯어 고칠 막대한 비용 마련과 갈 길이 다소 남은 로봇공학 기술수준이 관건이지, 인공지능 자체의 기술적 미숙함은 다들 문제 삼지 않는 분위기다.


결국은 돈 문제다. 인공지능 자체의 발달수준보다는 주변부의 정리를 끝낸 기업부터 치고 나올 것이다. 업종 별로 경영진이 IT를 '잘 이해하고', 투자비용을 빨리 조달하는 기업이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초고효율로써 승기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 하나가 나오면 둘은 금방이다. 인공지능으로 시장을 평정한 업종이 하나가 나오면 다른 업종으로 금새 전파되는 게 수순이다.


앞서 두 가지 지표를 제시하긴 했지만, 비슷한 맥락으로 가장 확실한 지표는 타업종의 성공사례 등장이다. 기술투자가 활발한 업종을 꾸준히 봐 두면 인공지능이 언제 사람을 대체해도 될지 감이 오겠다. 더불어 기술이 발전하는가 보다 하며 넋 놓고 있을 게 아니라, 초고효율 자동화로 가는 와중에 인간이 배제 당하지 않도록 정치적 대비를 요구해야 우리 여생이 위태롭지 않다. 절대 강 건너 불구경이 아니다.


  1. 누군가들의 기정사실화 하고픈 희망사항이라고 본다. [본문으로]
  2. 정확히 얘기하자면, 억지로 자동화 해봐야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다. [본문으로]
  3. 이제까지처럼 꾸준한 자동화에 따른 일자리 감소추세는 역시 꾸준하겠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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