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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로 인프라 관리하기잘생긴 새가 표지에 있다.

서버가 가상까지 합쳐 백 대가 좀 넘는 규모의 전산실에 있었을 때, 인프라 부문의 동료들은 VB Script로 윈도 서버들을 잘 다루었다. 회사 규모가 커지면서 물리, 가상 할 것 없이 줄창 늘어나는 서버때문에 너무 힘들어 했던 모습이 기억난다.


인스타그램이 페이스북에 인수될 때 전 직원이 12명이었다는데, 사용자가 3천만 명이나 되었던 서비스의 인프라 담당직원은 다섯 명 안짝이었을까? 다들 수퍼맨이었을 리는 없으니 인프라 자동화 수준이 꽤나 높았던 모양이다. 전산실 시절 인프라 담당 동료나 사내 클라우드팀원과 센터 팀원의 노고를 옆에서 보아온 경험을 토대로 가늠하자면, 인프라 자동화 기술 보유자는 한국에서도 억대 연봉을 쉽게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한빛미디어에서 내놓은 <코드로 인프라 관리하기>는 인프라 자동화 기술의 A부터 Z까지 다룬 입문서다. 내가 아는 한 2017년 기준으로 인프라 자동화의 모든 것을 다뤘지만, 바이블보다는 입문서에 가깝다. 초보자가 이 책에 있는 내용만 가지고 인프라 자동화로 당장 뭔가 시도해 보기는 어렵다.


이 책의 뒤표지를 보면, 관련도서로 <클라우드 시스템을 관리하는 기술>, <오픈스택 인 액션>, <웹 엔지니어가 알아야 할 인프라의 기본>이라는 책들을 소개한다. <코드로 인프라 관리하기>를 다 읽고 나니 저 책들을 왜 소개했는지 알 만했다.


그렇다고 객체지향 프로그래밍에서 객체를 논하듯 추상적인 내용을 다루는 건 아니다. 인프라 운영에 있어 산전수전을 다 겪은 선배가 '이제부터 여기에서 네가 할 일이 뭔지 전부 알려주마'하며 한두 달 OJT를 해주는 느낌이랄까? 솔직한 실수담까지 곁들인 OJT를 다 받으면 비로소 업무를 시작하게 되니, 이 책은 출발점이자 이정표이자 로드맵이 되주는 셈이다. 이 책에 나온 각종 기술과 절차에 다 익숙해진다면 앞서 말했던 억대 연봉 엔지니어도 빠른 시간 내에 될 수 있을 거라 감히 강조하는 바이다.


<코드로 인프라 관리하기>는 세 파트로 나뉘었다.  파트 1 '기초'는 인프라 자동화의 당위성과 함께 인프라 자동화를 가능하게 한 기술과 도구를 설명한다. 파트 2 '패턴'은 인프라 자동화의 전술을 설명한다. 상대적으로 다른 파트에 비해 짧으면서도 꽤 공격적인 혹은 이상적인 목표를 다룬다. 과연 한국에서는 저 정도로 하는 곳이 있을까, 실리콘밸리는 정말 저 정도까지 하는 건가 싶었다. 파트 3 '관례'는 서비스 지속, 백업, 재해복구, 보안의 비기능적 요소 외에도 인프라 바깥의 주제를 많이 다룬다. 특히 개발 배포에 대해 비중을 많이 두어 살짝 놀랍기까지 했다. 생각해 보니 인프라를 구축하고 운영하는 이유는 사용자[각주:1]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이다. 서비스를 구현하는 개발에 인프라가 밀착 지원하는 건 데브옵스 운운하지 않더라도 마땅하고 옳은 일이다. 심지어 인프라 운영자도 고객 페르소나를 알아야 인프라를 최적화할 수 있다는 대목에서는 깨달음을 얻은 듯했다.


인스타그램 첫 버전을 만드는 데에 고작 8주가 걸렸다고 한다. 필터 기능 추가나 사용자 폭증 등 갖가지 사안에 인프라는 지체 없이 대응해야 했을 것이다. 2017년은 빨리 구현하고 최종사용자의 냉혹한 검증을 받아 빨리 방향을 수정해야 하는 속도 우선의 시대다. 비즈니스의 요구에 적시 대응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함만으로 부족하다. 가상화, 퍼블릭/프라이빗/하이브리드 클라우드, 마이크로 서비스, 도커 등을 제때에 엮어내고 무탈하게 운영할 줄 알아야 한다. <코드로 인프라 관리하기>를 계기로 이 시대가 요구하는[각주:2] 시스템 엔지니어가 되는 길에 한 걸음 나아가 보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1. 내외부 고객 [본문으로]
  2. (한국이라면) 요구할?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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