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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n Pink의 <동기 유발의 놀라운 과학>'이라는 TED 강연을 보다가 완전히 잊고 있었던 Candle Problem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게 되었습니다.

Candle Problem

Candle Problem - 문제 (1)


 위와 같은 상황에서 촛농이 책상 위로 떨어지지 않게 하면서 양초를 벽에 고정 시키라는 문제입니다. 사람들은 양초 옆을 성냥으로 녹여 벽에 붙이는 등 갖가지 방법을 동원하다가 결국 아래와 같은 해결책을 내놓곤 한답니다.

Candle Problem

Candle Problem - 모범 답안


 압정을 상자에서 꺼낸 후 양초를 상자에 고정한 후 다시 상자를 압정으로 벽에 고정 시키는 방법입니다. 출제자가 압정에 대해 일절 언급하지도 않았는데도 압정을 꺼내기까지 대개 꽤 시간을 걸렸다고 하더군요. 해결 방안이 쉽사리 눈에 띄지 않음에 대한 부담 때문인지 시간 단축에 대한 인센티브를 제공히지 도리어 성과가 나빠졌다고 합니다.

 그런데 상황을 아래와 같이 바꿔 보니 엄청난 변화가 일어났다는군요.

Candle Problem - 문제 (2)


 에초에 압정을 상자 밖으로 꺼내 두었더니 사람들은 대번에 상자 위에 양초를 붙이고 압정을 써서 벽에 붙여 버렸다고 합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시간 단축 인센티브가 제대로 유인의 효과를 발휘하여 해결하는 속도가 정말 빨라졌다고 하네요.

 그렇다면 사람들은 대체 왜 '상자에서 압정을 꺼내면 안되지 않을까?'라고 생각했을까요? 압정을 상자 밖으로 꺼내면 위험할까봐 누군가 담아 놓은 건데 내 맘대로 꺼내면 안 될까 봐 등 이유는 다양할 것입니다. 이렇게 Candle Problem은 소소한 장애라도 나름의 귄위를 발휘하여 상상력의 나래를 움츠리게 만듦을 잘 알려줍니다.

 기업의 정보 시스템 활용에서도 비슷한 장애가 존재합니다. 전산실이 아웃소싱이든 뭐든 거래처리 시스템의 프로세스 개선은 물론이요 리포트의 개선까지 현업 사용자는 요청이나 지시에 부담을 느낀다는 것입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요.) 전산 서비스 종량제 개념인 SLA 상황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요청 자체가 비용이 되고 부서 성과에 자그나마 악영향을 주게 되는 상황이라면 현업 사용자는 ERP 같은 거래처리 시스템의 오류 외의 리포트나 분석 류의 요청은 지레 포기해 버립니다. (심지어 심각한 오류가 아니라면 그냥 엑셀로 처리하고 맙니다. ERP가 현실을 담지 못하게 되버리는 불상사가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벌어진다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문제의 근원이 무엇이든 현업 사용자는 전산 시스템에 불만을 품게 됩니다.

 바로 이때 BI가 압정을 미리 치워 두는 효과를 내는 수단이 됩니다. 파워유저에게는 데이터 마트를 구성하고 적절한 OLAP 도구를 통해 데이터를 현업의 니즈 대로 가공하도록 기반을 조성합니다. 일반 사용자들에게는 부서 별 대시보드를 구성해 주고 보다 손쉽게 니즈에 따라 보완해 나갑니다. 전산조직에 훨씬 적게 요청하면서도 훨씬 많이 정보를 얻게 되는 셈입니다.

 매번 raw data를 요구하는 게 현업 사용자에게 부담이 될 리 없다고 생각하는 전산쟁이도 많을 겁니다. 하지만 OLAP 사용 이전의 raw data 요청 회수와 데이터 웨어하우스/마트 구축 이후의 큐브/질의 사용 회수를 비교해 보면 작게는 수 배에서 크게는 수십 배까지 차이가 나곤 합니다. 실제 현업은 창의력을 발휘하여 정말 다양한 관점으로 데이터를 보고 싶어하므로 보다 많은 시도를 해 보고 싶어하는데 요청이라는 행위가 압정(장애)이 되어 이런 저런 시도를 해보기 힘들었기 때문입니다. 여담인데, 일견 싸가지 없어 보이는 요청 또한 정말 싸가지 없어서일 때도 있겠지만 실은 미안한 마음에 도리어 퉁명스러워지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지 않을까 합니다.

 비슷한 맥락으로 제 고객사에 SAP BW 큐브 추출 요청 프로그램을 만들었는데(이벤트를 날려서 프로세스 체인을 돌게 함) 그전에는 많아 봐야 하루에 두세 번 추출 요청 전화를 하던 큐브를 최고 스물 몇 번까지도 추출했더군요. (계획 버전을 다양하게 올리기 위함이었음) 요청이라는 장벽이 없어지자 마음껏 상상력을 발휘했다고 봐도 좋겠습니다.

 아쉽게도 BI 구축 자체에 상당한 정력이 소모됩니다. 현업 사용자로서는 앓느니 죽는다고 이럴 바에야 근근히 고생하겠다고 말할지도 모릅니다. 이럴 때는 경영진에서 과감히 결단을 내려 진행 시켜야 합니다. BI를 활용하는 문화를 기업에 정착 시키면 그 단 열매는 여러 사람들에게 돌아가거든요. 물론 고생한 BI 1세대에게 적절한 보상을 해준다면 더할 나위 없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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