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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십 명이 사용할 인트라넷 서비스를 만들 때도 이쁜 걸 좋아하기 마련인 현업 사용자의 요구에 의해 플래시로 메뉴를 만들 때가 있습니다. 그림을 움직이게 하고 링크를 걸지요. 제가 있는 회사에는 업무 특성 상 시각 장애인 사원이 없기 때문에 마우스 클릭 이벤트 설정으로 끝내면 충분합니다.

 하지만 인터넷 서비스는 절대 이렇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플래시 메뉴라면 특히 시각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다행히 Adobe 사는 플래시 메뉴라도 키보드로 제어하거나 스크린 리더 프로그램이 인식하는 통로를 만들어 둔 것으로 압니다. 하지만 국내 인터넷 서비스 사이트에서 이런 부분에 신경 쓰는 모습은 거의 보지 못했습니다. 노력이 많이 드니까요. 경제 논리(?)에 의해 시각 장애인은 메뉴는 물론 배너 광고에서조차 배제된 셈입니다.

기업은 시각장애인을 소비자/사용자의 범주에 넣는가?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문구 제시의 사례


  이 문제를 의식 수준에서 기인한 걸로 보는 건 아닙니다. 제가 생각하는 이유는 방법론 적용의 정도 차입니다. 제 지식의 부족으로 친절한 설명이 불가능한데요. 간단히 말씀 드리자면 플래시에도 메뉴 인터페이스를 구성하는 방법론(?)이 있고 저 방법론인지 가이드인지를 따른다면 접근성이란 게 보장됩니다. 단순히 오브젝트에 링크를 거는 게 아니라요.

 최근에는 다행히 플래시 메뉴를 사용하지 않는 추세였는데 Flex의 보급으로 이 문제가 다시 불거졌네요. (Flex나 Silverlight가 나쁘다는 건 아닙니다. ^^) 예를 들어 CGV 홈페이지에 가면 키보드로 할 수 있는 게 별로 없습니다. 시각 장애인은 영화를 안 본다고 생각해서 그런 것일까요? 그렇다면 보여 드리고 싶은 사이트가 있습니다.

 오시이 마모루 감독의 신작 <Sky Crawlers> 공식 홈페이지
 http://wwws.warnerbros.co.jp/skycrawlers/


  제가 스크린 리더 프로그램을 써 본 적이 없어서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만 위의 영화 홍보 홈페이지는 키보드로 제어가 가능합니다. 저 사이트 만든 사람이 유독 의협심이 강하다거나 일본 사회의 평균적인 장애인 인식 수준이 높아서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모르긴 해도 메뉴 만드는 방법(정석?) 대로 메뉴를 만들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겁니다.

 물론 방법론이나 교범이 사고를 경직시키는 면을 가지긴 합니다만 제가 알기로 우리나라는 경직시키고 자시고 할 체계라는 게 별로 없지 않습니까? '빨리빨리'의 긍정성을 무시하는 건 아니지만 바로 지금 '빨리빨리'가 한계에 부딪혔음을 느끼는 만큼 그에 맞게 방향을 바꿔보는 것도 좋을 겁니다.

갈 길이 먼 여행자의 모습 (풍경은 좋다)

초장에 힘 빼지 말고 꾸준히 갑시다


 결국 실무진에 앞서 경영진의 인식 전환이 가장 필요하다는 얘기로 귀결되기는 하는데요, 그냥 전환되길 바라만 보고 있는 것보다는 적극적이든 소극적이든 전환되도록 하는 노력을 먼저 해 보는 건 어떨까요. 물론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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