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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도리]  2004.01.14 경향신문 박순찬 화백

 

 

 이홍우 씨의 <나대로 선생>이나 신경무씨의 <조선만평>에는 냉소와 자포자기, 기득권에 대한 줄서기가 그득하다. 황당하게도 이들은 자신들 또한 그림을 그리는 예술인인데도 영화감독 출신을 못마땅해 하는 계급주의에 물들어 있다. 이창동 장관이 그리 눈에 띄는 정책을 펴온 적이 없는데도 그 사람의 존재를 잊지 않게 해준다. 가끔씩 공정한 체 할 때가 있지만 워낙 내게 미운 털이 박힌 사람들이라 곱게 보이지 않는다.

 

 반면에 <장도리>의 박순찬 화백은 냉소적이거나 양비론에 휩싸이기 쉬운 이 세상을 네 컷의 작은 공간에 담을 수 있는 만큼 꾹꾹 눌러 담아 보여주고 있다. 비록 현실은 실제로 무겁지만 <장도리>에서는 그저 눌려만 있지 않는 '사람들'의 건강한 삶을 볼 수 있어 좋다.

 

 위와 같은 주제를 <나대로 선생>이나 <조선만평>에서도 다룬다면 어떻게 표현될까? 3만원 짜리 정장과 만 원짜리 겨울코트를 사고 천 원짜리 만두를 먹는 사람들의 표정이 씁쓸하기 그지 없었을 것이다. 물론 그런한 묘사가 도덕적으로 그르다는 것은 아니다. 천 원짜리 만두를 먹으며 '난 왜 이런 음식이나 먹고 있을까'라는 자조를 하는 사람이 있을 것은 사실이므로 그들이 거짓말을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리고 냉소적인 시각을 갖는 것도 그 사람의 취향이다.

 

 하지만, 그들은 예술인일 뿐만 아니라 언론인이기도 하다. 그들의 사회관은 군사 독재 정권 때부터 지금까지 일관되었을까? 과연 공정했을까? 아마 '그렇다'라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래서 장도리 같은 만화가 볼 때마다 반갑다.

 얼굴 한 번 본 적 없지만 냉소가 세상을 바꾸지 못한다는 사실을 잘 아는 박순찬 화백이 좋다.

 

 가끔이라도 경향신문을 사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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